2026. 10. 27

















덴마크에 가기 전에 한라산을 꼭 가고 싶었다. 무엇보다 지원이가 무척 가고 싶어했다.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날도 점점 끝이 보이고 있었다. 1-2년 정도이겠지만, 그래도 아쉽다. 최대한 시간을 맞춰 열심히 만나기로 한다.
날은 우리 친구들 모두가 쉬는 유일한 날인 화요일로 정했다. 며칠 전부터 스멀스멀 걱정이 되긴 했다. 많이 피곤할까 봐. 걱정은 나뿐 아니라 모두가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전날까지 일을 열심히 하고, 평소에 결코 눈 떠 보지도 못하는 시간인 오전 4시 30분쯤에 힘겹게 일어나 약속 시간까지 무사히 만났다.
나는 암소식을 알기 좀 전, 꽤나 기운차던 때를 마지막으로 2년 만에 한라산을 갔다. 매주 뛰어서 오르기도 했던 한라산은 내게 꽤나 각별한 산이다. 행복하고 괴롭고 자유롭고 고통이고 아름답고 매섭고 경이롭고 살벌했다. 모든 것들을 진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사랑하기도 싫어하기도 한 그런 산.
이번에는 지원이와 친구들과 어떤 압박도 없이 그냥 편안하게 숨이 닿는 만큼만 걸어 다녀 왔다. 내 의지대로 몸을 먼저 성급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호흡에 집중해서 숨이 쉬어지는 것을 따라 몸을 움직였더니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그 호흡과 페이스에만 집중할 때는 정말 힘든 느낌이 안 들었고, 그것을 놓쳤을 때만 힘들었다.
다 각자 속도대로 편안하게 산에 다녀왔다. 먼저 갈 사람은 먼저 가고, 천천히 갈 사람은 천천히 가면서. 따로 또 같이 산에 다녀왔다.
지원아, 친구들아 우리 또 같이 소중한 추억 만들었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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